냉파1 추운 날들을 견디게 하는 '냉파' 아파트 응달진 곳에 쌓인 눈이 며칠 째 녹지 않고 있다. 계속된 강추위 때문이다. 매일 하던 강변이나 호수 산책도 설날 이후 접고 집안에서만 머물렀다. 집에 있을수록 입이 궁금해진다. 이른바 '냉파'의 시간이다. 요리를 배우기 시작할 때 나의 멘토인 곱단씨가 육수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야채육수, 고기육수, 멸치육수, 쌀을 씻은 뜨물까지 곱단씨의 말대로 육수는 모든 국물 있는 음식의 바탕이었다. 자주 만드는 것은 멸치육수이다. 보통은 요리를 만들 때 남은 짜투리 야채, 양파, 과일 갈비, 대파, 마늘 등도 함께 넣어 끓인다. 대가리 떼고 / 똥 빼고 / 대가리 떼고 / 똥빼고 / ······ / 국에 넣을 멸치 몸통을 / 다듬는다. // 차례를 기다리는 멸치 / 많기도 하다. / 똥 떼고 / 대가리 빼고 .. 2023. 1.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