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길을 나서다1 내가 읽은 쉬운 시 88 - 손상렬의「눈 오는 날, 길을 나서다」 눈 내린 보름날.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했던지 아침에 커튼을 걷자 이미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와! 눈이다!" 올 겨울엔 눈이 드물었던지라 유난히 반가운 눈이었다. 눈이 부추겼을까? 왠지 어딘가로 나들이를 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시 싱숭생숭 안절부절 부산을 떨어보기도 했다. 오후부터 개이기 시작한 하늘엔 밤이 되자 선명한 보름달이 동그랗게 떠올랐다. 아내와 창밖을 내다보며 또 소리쳤다. "와! 달이다.!" 눈이 내린다 기차가 미끄러지듯 달려간 자리에 눈은 아버지처럼 기침을 한다 차창에 마주 앉은 사람들은 오랜 만남처럼 다정하고 눈은 들녘, 어디서나 손을 흔든다 이별이 기다리는 간이역 같아서 눈에 익다 시렁에서 식어가는 감자 몇 알과 푸른 달빛이 감도는 그런 눈오는 날이다 -손상렬의 시, 「눈.. 2019. 2.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