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묵2 평범한 일상의 맛 주말 텔레비전에서 3년 남짓 억울한 옥살이를 한 캐나다 교민의 사연을 보았다.간절한 기다림 끝에 마침내 감옥에서 풀려난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한국음식점에서 김치찌개를 실컷 먹는 것이었다고 한다. 김치찌개는 그에게 오랫동안 그리워한 음식이며 비로소 자유로운 곳으로 돌아왔다는,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안도의 의미였을 것이다."뭐 먹고 싶어?""아침으로(점심으로, 저녁으로) 뭘 먹을까?"아내에게 이런 질문을 건넬 땐 늘 느긋한 기분이 든다.그 느낌이 좋아 이미 마음 속으로 만들 음식이 정해져 있는데도 일부러 물어볼 때도 있다.먹고 싶은 것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은 축복이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은 유명 음식점에서 나오는 것처럼 특별하고 화려한 모양과 맛이 나지는 않지만 일상.. 2024. 5. 20. 추운 날들을 견디게 하는 '냉파' 아파트 응달진 곳에 쌓인 눈이 며칠 째 녹지 않고 있다. 계속된 강추위 때문이다. 매일 하던 강변이나 호수 산책도 설날 이후 접고 집안에서만 머물렀다. 집에 있을수록 입이 궁금해진다. 이른바 '냉파'의 시간이다. 요리를 배우기 시작할 때 나의 멘토인 곱단씨가 육수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야채육수, 고기육수, 멸치육수, 쌀을 씻은 뜨물까지 곱단씨의 말대로 육수는 모든 국물 있는 음식의 바탕이었다. 자주 만드는 것은 멸치육수이다. 보통은 요리를 만들 때 남은 짜투리 야채, 양파, 과일 갈비, 대파, 마늘 등도 함께 넣어 끓인다. 대가리 떼고 / 똥 빼고 / 대가리 떼고 / 똥빼고 / ······ / 국에 넣을 멸치 몸통을 / 다듬는다. // 차례를 기다리는 멸치 / 많기도 하다. / 똥 떼고 / 대가리 빼고 .. 2023. 1.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