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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오띠우아깐2

멕시코시티 (끝) 세상에서 가장 좋은 냄새 중의 하나가 빵 굽는 냄새다. 어릴 적 버스를 타고 청량리까지 나가 목욕을 마치면 아버지는 종종 ‘무슨무슨당(堂)’이라는 빵집으로 나를 데리고 가곤 하셨다. 같은 서울이라고 해도 내가 살던 동쪽 끝의 마을에는 목욕탕도 없던 60년대 중반의 이야기다. 무슨 빵을 먹었는지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지만 처음 빵집 문을 열고 들어갈 때 온몸에 휘감겨오던 그 감미롭고 부드럽고 달콤한 냄새는 지금도 생생하다. 빵 냄새가 잘 나지 않는 현대식 프렌차이즈 빵집은 그래서 내게 큰 매력이 없다. 전날 저녁 숙소에서 가깝고 괜찮은 식당이 없을까 론리플래닛을 뒤적이다 보니 EL CARDINAL이라는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BREAKFAST IS A MUST”라고 강조하는 문구를 기억하여 뒷날 아침 식사.. 2014. 5. 6.
이천 년의 떼오띠우아깐을 세 시간만에 돌아 보다 언젠가 멕시코의 몬테레이로 출장 다녀왔다고 하자 한국 본사 동료 하나가 “아! 몬테레이! 거기 청소년 축구가 세계4강에 올랐을 때 경기를 한 곳인데.” 하고 말했다. 대단한 기억력이었다. 83년 당시 박종환감독이 이끄는 우리 청소년 대표팀이 결승의 문턱에서 브라질에게 패한 것은 나도 모르지 않지만 그곳이 몬테레이인 줄은 알지 못했다. 그에게는 못미치지만 한 때 내 기억 속에도 멕시코는 대부분 축구에 관한 것으로 채워져 있다. 1970년 저 유명한 펠레를 위시하여 자일징요, 토스탕, 리베리노. 게르손 등이 활약하던 화려한 브라질 축구가 월드컵 3회 우승으로 줄리메컵을 영원히 차지한 곳이고 (생중계가 없던 시절이라 몇 달이나 지난 뒤에 녹화방송을 흑백텔레비전으로 보면서도 얼마나 흥미진진한 게임이었던가.) 8.. 2014.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