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의 힘1 나의 비굴한 라면 신혼 초, 낮동안 아내가 라면을 끓여 먹었다고 하면 타박 투로 말하곤 했다."몸에 좋지 않다고들 하는데 그걸 왜 먹어?"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아내는 건강을 염려하는 명분에 밀려서인지 "어쩌다 한번 먹는 건데 뭐." 할 뿐 크게 반대 주장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세월이 지나 내가 부엌살림을 맡으면서 가끔 점심으로 마땅한 게 떠오르지 않거나 음식을 만들기가 싫어질 때가 있다. 그렇다고 밖에 나가 외식을 하는 것도 귀찮을 때면 간편한 라면이 생각난다. 그럴 때 나는 과거 나의 '망언'을 떠올리며 어쩔 수 없이 좀 비굴한 목소리로 아내에게 제안을 한다."오늘···점심은 라면이······어떨까?"입장이 반대라면 나는 아마"왜에? 요즘 라면은 건강에 좋아졌나?" 하고 비꼬겠지만 아내는 의.. 2024. 8.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