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눈2 한밤중에 눈이 내리네 설 연휴에 눈이 많이 온다는 안전문자가 여러번 왔다.하루종일 눈이 오락가락했다.강변에 나가 걸었는데 삽시간에 눈앞이 자욱하도록 눈이 쏟아졌다.싸락눈이었다가 진눈깨비였다가 함박눈이였다가.하필 맞바람이 거세게 불어서 옷 앞에 하얗게 달라붙었다.서울숲으로 길을 바꾸어 집으로 돌아왔다.아내와 커피를 마시며 쉬지 않고 내리는 창밖의 눈을 바라보았다.설음식 준비를 시작한 아내는 딸아이네가 올 때 길이 미끄럽지 않을까 소소한 걱정을 했다.밤에도 많은 눈이 올 거라지만 나는 나른하고 아늑해졌다. 송창식의 노래 을 들었다.한밤중에 눈이 내리네 소리도 없이가만히 눈 감고 귀 기울이면까마득히 먼 데서 눈 맞는 소리흰 벌판 언덕에 눈 쌓이는 소리당신은 못 듣는가 저 흐느낌 소리흰 벌판 언덕에 내 우는 소리잠만 들면 나는 거기.. 2025. 1. 28. 결혼37주년입니다 얼마 전 제주에서 보낸 한 달은 산과 바다, 숲과 길, 사람과 음식들로 아름다웠습니다. 앞으로도 한동안 그 기억들은 진한 여운으로 우리의 일상 속에 머무를 것 같습니다. 여행의 소중함은 새로운 경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돌아와 만나는 현실의 진부함을 견디게 하고 또 새롭게 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삶에 비유하거나 삶을 여행에 비유할 것입니다. 당신과 제가 함께 삶의 시공간을 여행한 지 서른 하고도 일곱 해가 지났습니다. 제겐 지나간 많은 순간들이 바로 어제 아침에 마주 앉아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셨던 기억처럼 생생합니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달려가던 무교동 길과 음악 다방에 흐르던 옛 노래, 당신과 걷던 오월 어느 날의 진한 아카시아 향기, 군입대 하던 날 당신이 입고 나왔던 자줏빛 줄.. 2021. 10.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