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일1 오래된 송년회 코로나 때문에 뜸했던 연말 모임이 올해는 부쩍 늘었다. 오래 만남을 가져온 동창 부부들과의 송년회도 2년의 공백 끝에 다시 가질 수 있었다. 관계에서 오래되었다는 것은 시시콜콜한 것을 서로 많이 알고 있다는 의미다. 나이가 들면서 나는 그런 '시시콜콜함'이 주는 아기자기한 재미와 편안함을 좋아하게 되었다. 자잘한 이야기나 일상의 사진 따위를 단톡방에 자주 올리는 이유다.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공연을 보고 식사를 하는 것이 이제까지의 송년 모임이었지만 이번엔 계속 한 자세로 앉아 있기 힘든 아내의 허리를 고려하여 식사 전 경의선 숲길을 걷는 것으로 대체했다. 아내가 모임 장소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탄 것은 100여 일 만에 처음이었다.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일상에서 사라져야 비로소 아내의 허리는 완전히 .. 2022. 12.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