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란시사첩머리말1 내가 읽은 쉬운 시 142 - 나해철의「죽란시사첩 머리말」 엄폰(AUAMPORN)은 90년 대 초 태국 거래처의 젊은 구매 팀장이었다. 공평하고 냉철한 일처리로 회사 내에서 능력을 인정 받았던 그녀는 물건을 팔아야 하는 내겐 매우 깐깐하고 까칠한 고객이었다. 매너는 좋았지만 쉽게 접근할 수 없게 거리를 유지하며 틈을 내주지 않았다. 어떨 때는 우리의 경쟁사에 발주를 하여 애를 태우기도 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점차 인간적으로도 가까워졌지만 업무라는 공식적인 관계가 우선했다. 몇 년 후 그녀가 나의 영업과는 상관없는 회사로 옮겼다. 업무라는 형식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편한 친구 사이가 되었다. 우리가 티격태격 했던 지난 일은 비로소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그녀는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나도 잘 아는, 성실한 청년과 결혼을 했다. 그 뒤 그녀가 서울에 왔을 때 함께 .. 2019. 10.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