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냄새1 짜장면은 언제나 옳다 내가 짜장면을 처음 먹어 본 것은 아마 초등학교 3학년 때쯤이었던 것 같다. 친척 형과 함께 서커스 구경을 한 날이었다. 내가 살던 마을은 행정구역으로는 서울이었지만 변두리 촌이어서 짜장면은 청량리쯤의 시내나 나가야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처음 맛본 짜장면은 가히 천상의 맛이었다. "그 충격적인 첫맛의 기억은 성인이 되면서 점차 희미해지고 소멸되어 차차 여느 보통의 음식과 같이 되었다. 그런데 그 짜장면의 맛이,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짜장면의 냄새가 성인이 된 내게 강렬하게 부활한 적이 있다. 군에 입대해서 논산훈련소에서 박박 기며 신병 훈련을 받을 때였다. 각개전투 교장에서 돌아오던 저녁 무렵 훈련소 주변에는 늘 짜장 볶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악을 쓰듯 군가를 부르며 행진하는 우리들의 눈에.. 2024. 3.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