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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83 - 이시영의「가을의 기운」

by 장돌뱅이. 2018. 9. 6.


저 푸른 하늘 앞 어딘가 불과 얼마 전의 그 불볕 더위와 밤 새워 거세게 퍼붓던 빗줄기도 가고 있는가?
거짓말처럼 바람이 서늘하고 흰 구름이 가볍다.

아내와 산책을 위해 잠시 집을 나섰다.
산책은 아내와 나누는 깨소금 일상이었는데 
집안의 우환으로 봄부터 계절이 두번이나 바뀌도록 접어두어야 했다.
주름진 시간을 견디고 있는 아내의 시린 마음을 헤아려 본다.
빨래줄 위에 내려 앉은 잠자리처럼 조용한 생활로는 언제나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장마가 지난 뒤 맑은 하늘에 흰 구름떼 드높이 나니
빨래줄 위의 고추잠자리떼 나래를 활짝 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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