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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샌디에고 걷기 15 - CHRISTMAS CIRCLE

by 장돌뱅이. 2012. 6. 1.

 

 

 

 

 

 

 

 

 

 

11월의 추수감사절로 달아오르기 시작한
미국의 휴일분위기는 크리스마스로 정점에 달하는 느낌이다.
올해 첫 크리스마스 트리를 본 것이 9월말이니 오래 달구워 온 셈이다.
(아내와 한 백화점에서 그것을 보았을 때  
그 '극성스러운'  미국식 마켓팅에 웃고 말았다.)
불경기라지만 상점마다 내거는 각종 이벤트와 할인 행사가 자못 풍성하다.

그러나 그런 상업적으로 조장되는 분위기보다
주변에 갖가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앞마당을 꾸민 집들이
하나둘씩 늘어가면서 고조시키는 명절 분위기가 어린 시절처럼 아내와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올수록 특별하게 집을 단장한 모습이야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몇몇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집을 특색있게 꾸밈으로서 온 동네를 하나의 거대한 축제의 마당으로
만든다는 소식에 며칠에 걸쳐 아내와 저녁을 먹고 길을 나서 보게 되었다.

제일 먼저 집에서 가까운  출라 비스타 CHULA VISTA 지역에
크리스마스 서클 CHRISTMAS CIRCLE 이란 곳으로 가보았다.
대로에서 주택지로 들어간 길이 원호를 그리면서 휘어지는데,
길 양쪽의 집들이 12월에 접어 들면 여러 조형물과 색전구로 집을 장식 하여
붙여진 이름인 것 같았다. 크리스마스 서클은 행정적인 명칭이 아니라
크리스마스 전후에만 유용한 별명인 것이다.

마을 입구에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아내와 나는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돌아보았다.
색색의 불빛 속에 헐리우드 만화캐릭터나 산타클로스.
혹은 예수 탄생과 동방박사 등의 익숙한 조형물였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과 함께 명절을 즐기기 위해
마을을 꾸민 주민들의 마음이 예쁘게 다가오면서
아내와 나는 동화나라의 장난꾸러기 요정이라도 되는 양
시간을 잊고 이집저집을 드나들며 즐겁게 걸어다녔다.
나는 아내에게 말했다.
"미국사람들도 예뻐 보일 때가 있네."
가족 단위로 나온 사람들도 우리처럼 함박웃음을 머금은 채
상냥한 목소리로 인사를 주고 받으며 거리를 채우고 있었다.

사람들을 불러모아 장사를 하자는 목적이 아니다보니 커피 한 잔 파는 곳이 없었다.
오히려 우리나라(축제)처럼 포장마차나 군고구마 장사라도 있어 다리쉼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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