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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술만 더 먹어보자

된장찌개

by 장돌뱅이. 2024. 8. 9.

된장찌개는 육수나 쌀뜨물에 된장을 푼 기본에 다양한 재료를 넣고 끓여 만든다. 조개 , 새우 등의 해산물이나 채소와 버섯, 시금치를 넣을 수도 있고, 소고기를 넣어 끓일 수도 있다. 무나 배추를 넣고 슴슴하게 끓이기도 한다. 시래기를 넣기도 한다. 들어가는 재료의 이름을 따서 무슨무슨 된장찌개로 부른다.

위 사진의 된장찌개는 멸치육수에 된장을 풀고 감자, 애호박, 표고버섯, 두부, 대파, 고추 등속에 다진마늘과 고춧가루를  넣어 끓인 것이다. 마지막에 후춧가루를 넣고 최종 간을 보며 소금을 첨가했다. 
채소된장찌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들어가는 채소의 종류에 따라, 심지어 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매번 맛이 다르다. 각각의 재료에서 우러난 국물이 어우러지면서 서로 화학작용을 일으켜 미세한 맛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구수한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입천장을 살짝 데우고  
한 바퀴 입속 행궈 적신 뒤  
몸 안으로 슴벅슴벅 들어가는  
얼얼하고, 칼칼 텁텁하고, 매콤하며  
씁쓸해하는 구성진 이것은  
먼먼 조상 적부터 와서  
여태도 우리네 살림을 떠나지 않고 있다  
흐린 등불 아래 둥글게 모여 앉아  
논밭에서 캐낸 곡물과 바다에서 난 산물과  
산에서자란 나물이 만나  
우려낸 되직한 속정을  
숟가락에 푹 퍼서 떠먹다 보면  
바깥에서 묻혀온 냉기  
햇살 만난 는개처럼 풀리고  
사는 일에 까닭 없이 서느런 마음도  
저만큼 세상의 윗목으로 물러나 있다  
무구하고 은근하며 우직한 이것은  
우리네 피의 설운 가락을 타고 온다

- 이재무,「
된장찌개」-

오랜 세월 우리의 밥상에 오른 된장찌개가 외국생활에선 요주의 음식이 될 때가 있다. 특히 아파트에 살 경우 된장찌개의 구수한 냄새를 악취로 오인하는 이웃들이 관리 사무소에 신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국장은 더욱 주의를 해야 할 음식이다.

옛 중국사람들은 된장냄새를 고려취(高麗臭)라고 했다고 한다.
음식의 냄새 뿐만 아니라 아예 한국사람에게서 나는 냄새를 고려취라고도 불렀다.
그것이 우리의 특성을 좋은 의미로 나타내는 것인지 아닌지 알지 못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나라는 높이고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깎아내리는 표현을 종종 사용한다는 점에서 후자의 경우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중국은 자국을 '세상의 중심(中華)'으로 생각하며 문명국으로 자부하고 주변국을 야만시했다.
일본은 스스로를 '해가 뜨는 근원(日本)이라 높였다.
그런 중국에게 우리를 포함한 만주나 일본에 사는 민족은 '동쪽에 사는 오랑캐(東夷)'였고, 우리는 그런 중국을 돼지를 뜻하는 '되놈(뙤놈)'이라 부르고 일본은 난쟁이란 뜻의 '왜(倭)'라고 불렀다.

슬라브 민족의 슬라브는 로마사람들의 '노예'라는 말에서 유래되었고, 노르웨이 사람은 스페인에서 해적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영국사람은 프랑스 사람을 '개구리'라 했고, 프랑스 사람은 독일 사람을 멍청한 '나무 대가리'로 불렀다. 이탈리아 사람은 그리스 사람을 '속임수를 쓰는 사람' 취급을 하는가 하면, 그리스 사람은 이탈리아 사람을 '손버릇 나쁜 동생'이라고 했다.

근거없는 경멸은 편견으로 이어지고
무리한 자부심은 오만을 낳는다.
어느 것으로든 진실을 볼 수 있는 시야는 가리워진다.
제인 오스틴은  소설『오만과 편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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