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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겨울에서 봄으로

by 장돌뱅이. 2026. 2. 15.

불과 얼마 전까지 눈이 내리고 한파주의보도 있었는데 어제오늘은 날이 완전히 풀렸다.
강변을 달리는 사람들 중에는 반바지 차림도 있다.

둔치의 나무는 아직 앙상한 가지를 뻗어 허공을 떠받치고 있지만 푸근한 날씨 때문인지 얼핏얼핏 푸른빛이 보이는 것도 같다. 옛 시인 한유(韓愈)가 '멀리서 보면 푸르스름하게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보이지 않는(草色遙看近卻無) 이 때가 바로 일 년 중 가장 좋은 봄날(最是一年春好處)'이라고 했던가.

바야흐로 막다른 겨울이고 막 오른 봄이다.
얼음 풀린 강을 지나 돌아보면 되돌릴 수 없는 것들에 어쩔 수 없이 아쉬워지기도 하지만 보낼 것은 보내며 너무 크게 연연해하거나 자책하지 않으려 한다.

저물어 가는 이 황혼의 날들을 여전히
따스한 아내의 손을 잡고 조용히 걸어볼 뿐.
오래 나누어온 '푸르스레한 물빛'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며.

물푸레 이파리 한 잎 동봉합니다.

사발에 띄워 머리맡에 두시기 바랍니다.

그대 그리워하는 마음 아직도 그 물빛입니다.

푸르스레 번져가는 그 물빛입니다.

- 윤효,「봄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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