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날들』1 정지아 소설집『나의 아름다운 날들』 한 여행동아리에서 어떤 회원이 "한 번은 해볼 만하다는 것들은 대개 한 번도 안 해도 되는 것들"이라고 했다. 여행을 가서 한 번은 먹어볼 만하다는 음식은 한 번도 안 먹어도 되고, 한 번은 가볼 만하다는 곳은 한 번도 안 가봐도 무방하다는 주장이었다. 긍정인 듯 부정적인 느낌이 있는 이 말은 처음 들었을 때 꽤나 합리적인 여행을 위한 팁처럼 들렸다. 내가 직접 해볼 때까지는 그 '한 번'의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시차적 허점은 있었지만. 정지아의 『나의 아름다운 날들』에는 11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다. 소설 제목에 나오는 '천국', '브라보', '럭키', '즐거운', '아름다운', '절정' 등의 단어가 띄우는 밝은 분위기는 실제 내용에선 정반대로 그려진다. 여행팁처럼 '한 번은 해볼 만'한 것들이라 안.. 2023. 3.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