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가 담을 넘을 때1 가지가 담을 넘을 때 넘어야 할 담이 부쩍 많이 생겨난 것 같은 요즈음. 그 굳건한 담들과 나 자신과 주변을 생각해 봅니다. 나의 존재와 그들의 존재가 필연적인 어떤 '도반'적인 관계라고는하지만 삶을 위해 어느 시인의 말대로 이 땅에 살기 위해 증오해야 할 것은 증오할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 이를테면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그건 수양 가지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굴 한번 못마주친 애먼 뿌리와 잠시 살 붙였다 적막히 손을 터는 꽃과 잎이 혼연일체 믿어주지 않았다면 가지 혼자서는 한없이 떨기만 했을 것이다 한 닷새 내리고 내리던 고집 센 비가 아니었으면 밤새 정분만 쌓던 도리 없는 폭설이 아니었으면 담을 넘는다는 게 가지에게는 그.. 2014. 5.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