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환1 겨울비 아침부터 날이 꼬물거렸다. 소파 위에 누워 책을 읽다가 음악을 듣다가 텔레비전을 보다가 했다. 아내가 외출을 한 뒤엔 혼자 강변을 걷는데 갑자기 뭔가 번쩍하는가 싶더니 때아닌 천둥소리와 함께 기여코 비가 쏟아졌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커피를 내렸다. 눅눅한 느낌을 향긋한 커피향이 거두어 갔다. 겨울비 오는 날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살았다 한 번도 울리지 않는 내 휴대폰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소파처럼 식탁과 마주 앉은 빈 의자처럼 혼기 놓친 여자 같은 계간지 표지처럼 뒷마당 대추나무 끝에 글썽글썽 맺혀 있던 빗방울처럼 옛 애인 같던 새벽녘 강릉 교동 택지 맥줏집도 교항리 간선도로변 생맥주 카스타운도 꾸득꾸득 말린 장치찜 큰 축항 월성집도 찬 소주 곁들인 도루묵찌개 주문진 터미널 포장마차.. 2023. 12.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