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많은 날1 걱정 없는 날 퇴원은 했지만 아직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위해 거실로 침대를 옮겨 놓았다. 베란다 창문을 통해 시원한 하늘을 누워서 볼 수 있도록 시야를 가로막는 물건들도 치웠다. 병원의 병실이 '이코노미 클래스'라면 집은 '비즈니스 클래스'라고 아내가 웃었다. 아내의 불운한 사고 뒤 이런저런 잡다한 걱정거리들이 별안간 사라진 듯하다. 오직 한 가지, 아내의 회복으로 집약되었다. 그러고 보면 이제까지의 걱정거리들이란 게 별것 아니었단 뜻도 되겠다. 게다가 아내의 회복도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니 사실 걱정이랄 게 없는 셈이다. "내 불꽃은 하늘보기나 걷기일지도 몰라, 나 걷는 거 잘하잖아."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SOUL)』에 나오는 말이다. 그 말을 들은 주인공은 "그건 목적(불꽃)이 아니라 그냥 사는 거.. 2022. 9.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