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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3

수서역에서 친구 만나기 대학 친구 2명과 수서역 근처에서 만나 식사를 하기로 했다. 한 해가 갔다는 사실이 허전할 때도 있지만 핑계 삼아 멀리서 살고 있는 친구도 만날 수 있으니 송년회가 진부하지만은 않다. 탄천을 따라 걸어서 갔다. 가을비에 씻긴 공기가 산뜻했다.궂은 날씨라 오가는 사람들도 드물어 호젓한 산책이었다.동창회니 향우회 같은 큰 모임에서 연례행사로 치르는 송년회에서는 대개 건강, 자식 결혼, 손자니 하는 세월이 주는 공통집합의 이야기만 나누다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오래 세월을 '그냥' 만나온 친구들끼리의 작은 모임에선 각자가 감당하고 있는 차집합의 일상까지 화제에 오르기 마련이다. 이럴 때 '그냥'은 편안함과 친밀함을 합친 말이다. 아무 말이나 할 수 있거나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혹은 얼마 전 만났을 때도.. 2024. 11. 27.
그냥 보내는 하루 당신과 그냥 집을 나서 지하철을 타고 걷고 버스를 타고 걷고 그냥 카페에 들러 산멍을 하며 커피를 마시고책을 읽다가 그냥 휴대폰 속에 옛 사진을 보고 웃고, 그 사진을 찍을 때의 기억을  되살려 또 웃고장난기를 섞은 사진을 그냥 찍기도 하고그냥······좋아하는 식당까지 그냥 걸어가서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 음식의 담백한 맛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해가 지는 창밖의 풍경을 그냥 내다보기도 하고다시 연애 시절의 많은 '그냥'이 깃든  옛 거리를 걷다가 집으로 돌아온 하루.'그냥'은 '더 이상의 변화 없이 그 상태 그대로, 그런 모양으로 줄곧, 아무런 대가나 조건 또는 의미 따위가 없이'라는 뜻이다.  생각해 보면 아내를 사랑하는 일과 아내와 사는 일이'그냥'이다.그냥이라는 말 속에는 진짜로.. 2024. 8. 11.
어린이어버이날 엄만 내가 왜 좋아? 그냥 ······. 넌 왜 엄마가 좋아? ㅡ그냥 ······. - 문삼석, 「그냥」 - 손자 친구들이 다녀갔다. 친구들이 앉았던 식탁과 친구들이 놀았던 흔적이 널린 거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적막이 남았다. 아내와 한참을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냥 좋았다. 2023.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