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동호회1 다가오는 모든 시간은 신비롭다 미국 생활을 할 때 아내와 자주 여행을 떠났다. 땅이 넓고 월급쟁이 생활이다 보니 시간 절약을 위해 야간운전은 필수였다. 밤이 늦으면 아내를 뒷좌석 잠자리로 보내고 혼자서 운전을 했다. 도시를 벗어나면 가끔씩 지나가는 큰 트레일러를 빼곤 오직 어둠뿐인 길이었다. 운전모드를 크루즈 기능으로 바꾸고 나면 브레이크와 액셀 사이를 오가던 발도 심심해져 오직 멍하니 앞만 응시하고 달렸다. 그럴 때면 '내가 어떻게 의도하지 않고 상상하지도 않던 낯선 이곳에 와서 이렇게 밤운전을 하고 있는가' 하는 신비로운 생각에 빠져들곤 했다. 신(神)이란 존재를 처음 생각해 본 것도 그 길 위에서였다. 신은 일상의 여기저기에 '시어머니처럼 쪼그리고 앉아 잔소리나 하는 노쇠한 망령이 아니라 우주와 세계와 미래를 채우는 청춘의 법'.. 2023. 1.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