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연1 빈 나뭇가지의 겨울 한 '망나니'의 준동 때문에 정신없는 10여 일이 지났다.그동안에도 매일 강변과 공원을 산책하였지만 흥분된 상태로 걷기만 해서인지 특별히 나무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정신을 가다듬고 보니 12월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제법 무성하게 잎을 달고 있던 나무들이 어느새 잎을 다 떨군 채 이젠 빈 가지로 허공에 균열을 내고 서있다. 빈 나뭇가지에 구름 한 조각 걸렸다 가고 빈 나뭇가지에 하얀 눈 몇 송이 앉았다 가고 빈 나뭇가지에 뾰족뾰족 초록 잎 돋았다 가고 빈 나뭇가지에 다닥다닥 빨간 열매 달렸다 가고 빈 나뭇가지에 한 마리 산새 쉬었다 가고 빈 나뭇가지에 빈 나뭇가지에- 김구연 , 「빈 나뭇가지에」-저녁 찬바람 속 빈 나뭇가지를 올려다보며 문득 '늙은 사람은 이미 지닌 것으로 그럭저럭 사는 데 .. 2024. 12.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