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비빔밥2 한 술만 더 먹어 보자 7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외식이 줄었다. 집에서 만들기 힘든 음식 - 일테면 순대(돼지)국밥이라던가, 초밥(이것도 집에서 만들어 먹는 백수가 있긴 하지만), 평양냉면이나 곰탕 같은 몇몇 가지-을 제외하면 될 수 있는 대로 집에서 먹는다.백수라 주머니 깊이가 얕아진 이유가 제일 크겠지만, 어떤 어색한 격식이나 긴장감이 없는, 다른 속마음이 있을 리 없는 집밥에는 '허리띠 끌러 놓고 먹는' 편안함이 있어 좋다. 음식을 사이에 두고 아내와 '짜다, 싱겁다, 맵다, 질다, 달다, 되다, 덜 익었다, 너무 익었다, 무르다, 퍼졌다, 크다, 작다, 기름지다, 담백하다, 은근하다, 구수하다, 딱딱하다' 따위의 소소한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밥 한 그릇쯤은 쉽게 비워진다. 김애란의 소설에서는 '그렇게 사소하고 시시한.. 2024. 7. 22. 밥은 귀 떨어진 개다리소반 위에 밥 한 그릇 받아놓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 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 한 그릇의 더운 밥을 얻기 위하여 나는 몇 번이나 죄를 짓고 몇 번이나 자신을 속였는가. 밥 한 그릇의 사슬에 매달려 있는 목숨. 나는 굽히고 싶지 않은 머리를 조아리고 마음에 없는 말을 지껄이고 가고 싶지 않은 곳에 발을 들여놓고잡고 싶지 않은 손을 잡고정작 해야 할 말을 숨겼으며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했으며 잡고 싶은 손을 잡지 못했다. 나는 왜 밥을 먹는가, 오늘다시 생각하며 내가 마땅히 지켰어야 할 약속과 내가 마땅히했어야 할 양심의 말들을 파기하고 또는 목구멍 속에 가두고 그 대가로 받았던 몇 번의 끼니에 대하여 부끄러워한다. 밥 한그릇 앞에 놓고, 아아 나는 가롯 유다가 되지 않기.. 2024. 5.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