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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탄핵2

우리는 명령한다 언젠가 나의 날도 있겠지언젠가 우리의 세상도 오겠지 담장 밑에 웅크리고 앉아서라도퇴장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중요해그렇다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너른 운동장을 질주하며높이높이 울려 번지는 메아리굽이치는 역사가 닿을 때까지식욕이 없으면 마른 침이라도 삼키면서남아서 흔들리지 않게기다리는 것이 아름답다이제 막 멀리 자동차 소리누군가 달그락달그락 밥짓는 소리오늘도 새날이다깨어 있어야 한다슬픔 눈동자를 감추고믿어야 한다 역사는 굽이친다는 것을그래, 대동강에 돌팔매질을 하고만주벌판의 흙먼지를 가르면서아프리카의 사파리 국립공원으로 향하는거침이 없는 날이 있겠지 언젠가우리의 세상도 오겠지나의 날도 있겠지- 박철, 「역사는 굽이친다」-"존엄과 폭력이 공존하는 모든 장소, 모든 시대가 '광주'가 될 수 있다"고 작가 한강은.. 2024. 12. 7.
오늘 같은 날의 멧돼지 서울 근교에서 농사를 짓는 누나의 밭에 멧돼지가 자주 출몰했다.놈은 애써 지은 농작물을 망쳐 놓기가 일쑤였다. 제법 규모 있는 농사를 짓기는 하지만 누나에게 농사가 생업은 아니어서 그냥 넘어갔으나 나타나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점차 위협을 느끼게 되었다. 실제로 마주쳤을 땐 거리가 있었다 해도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다.하는 수 없이 행정관청에 신고를 하자 전문 사냥꾼이 와서 간단히 녀석을 사살해 버리고 갔다.누나는 녀석의 덩치가 생각보다 커서 놀라면서도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멧돼지가 달려오면 길은 모두 직선이 된다 피할 수 없는 최단 거리가 된다 부딪히는 건 다 부러지거나 나동그라지는 속도가 된다 공포는 멀찍이 물러났다가 한참 뒤에야 덮쳐 온다 순간적으로 다리가 얼어붙지 않도록 미리미리 허벅지와 종아리.. 2024.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