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문화3 너무도 자명하기에 층층의 바위 절벽이십리 해안을 돌아나가고칠산바다 파도쳐 일렁이는채석강 너럭바위 위에서칠십육년 전 이곳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던해산 전수용을 생각한다산낙지 한마리에 소주를 비우며생사로서 있고 없는 것도 아니요성패로써 더하고 덜하는 것도 아니라던당신의 자명했던 의리와여기를 떠난 몇 달 후꽃잎으로 스러진당신의 단호했던 목숨을 생각한다너무도 자명했기에 더욱 단호했던당신의 싸움은망해버린 국가에 대한 만가였던가아니면 미래의 나라에 대한 예언이었던가예언으로 가는 길은 문득 끊겨험한 절벽을 이루고당신의 의리도 결국 바닷속에깊숙이 잠기고 말았던가납탄과 천보총 몇 자루에 의지해이곳 저곳 끈질긴 게릴라로 떠돌다가우연히 뱃길로 들른 당신의 의병 부대가 잠시 그 아름다움에 취했던비단 무늬 채석강 바위 위에서웅얼거리는 거친 파도 .. 2025. 3. 1. 결코 그럴 수 없다 그가 다시 돌아오면계엄의 밤이 도래하겠지번득이는 총구가 우리를 겨누고의인들과 시위대가 '수거'되겠지광장과 거리엔 피의 강이 흐르고사라진 가족과 친구를 찾는 언 비명이 하늘을 뒤덮겠지그가 다시 돌아오면살림은 얼어붙고 경제는 파탄 나겠지우린 갈수록 후진국으로 추락하겠지오가는 사람도 드문 스산한 밤거리엔총소리 군홧발 소리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계엄군이 내 가방을 뒤지고 신상을 털겠지그가 다시 돌아오면남북이 충돌하고 전쟁이 돌아오겠지자위대가 상륙하고 미군이 연합하고긴 내전과 숙청의 날들이 이어지겠지숨어있던 친일파들이 나라를 팔아먹고광복 80년 만에 이 땅은 다시 빛을 잃겠지그가 다시 돌아오면모든 방송과 언론과 유튜브에선검열된 이슈와 재미와 조작으로눈과 귀를 가리며 관심을 돌리겠지김건희의 국빈 행사와 일상을 띄워대.. 2025. 2. 2. 우리는 빛의 연대다 나눔문화. 딸아이를 통해 알게 되어 한다리 건넌 인연의 끈이 닿아 있는 모임이다.애초에 없었으면 좋았을 일들이지만 이미 일어난 잘못된 일은 어쩔 수 없이 바로 잡아야 해서 2017년 겨울 촛불집회에서 만났고 조국 장관을 지지하는 검찰개혁 집회에서도 만났다. 이번 '내란 수괴' 체포 집회에서도 매번 만난다.피켓 뒷면에 박노해 씨의 시「빛의 혁명」이 있다.어둠이 가장 길고 깊은 동짓날 달과 태양 사이로 샛별이 뜨고 먼 데서 바람이 바뀌어 분다 그래, 이제부터 빛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아직은 얼어붙은 한겨울 아직은 어둠의 세력이 준동하지만 이미 봄은 마주 걸어오고 있다 절정에 달한 악은 빛을 위해 물러난다 우리가 우금치 동학군이다 우리가 3.1만세 유관순이다 우리가 광주의 시민군이다 우리는 그 모든 역사이자 미.. 2024. 12.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