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의 꽃말1 내가 읽은 쉬운 시 164 - 김승해의「냉이의 꽃말」 신혼 시절 봄이면 아내는 냉이된장국을 자주 끓였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었다. 그땐 시장에서 산 냉이도 향이 짙어서 퇴근 길에 문을 열 때 냄새만으로 저녁 메뉴가 냉이국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향이 희미해져서 이제는 '무늬만 냉이'라고 할 정도가 되었다. 재배 냉이의 한계이겠다. 예전만큼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냉이국을 한번 먹어줘야 봄이 온다. 마트에서 냉이를 샀다. 다듬어 찬물에 씻으니 초록의 잎과 흰 뿌리의 색감이 싱싱하게 살아났다. 된장을 풀고 내 손으로 처음 냉이국을 끓여 보았다. 향은 예상했던 대로 미미했다. 그래도 냉이 특유의 은근한 구수함은 여전했다. 냉이의 꽃말이 '모든 것 당신에게 바친다' 란다. 앙증맞게 작고 하얀 냉이꽃 ― '퍼주고도 다시 우.. 2020. 2.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