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무덤 앞에서1 내가 읽은 쉬운 시 17 - 정호승의 「너의 무덤 앞에서」 이 땅을 걸으면 오늘도 내 발목엔 너의 쇠사슬이 채였나보다 이 하늘을 바라보면 오늘도 내 두 눈엔 너의 화살이 날아와 박혔나보다 아들이 아버지를 묻어주지 못하고 아버지가 아들을 묻어주는 오늘밤 눈발이 날리는 산 모퉁이 하늘가로 울며 떠나가는 네가 보인다 검은 낮 하얀 밤마다 먼 길을 와서 또 다시 먼 길을 가는 자여 바람은 왜 어둠 속에서만 불어오고 새벽이 오기 전에 낙엽은 떨어지는가 송장 냄새 그득하였던 그 해 도시에는 바람도 창을 흔들지 않았고 싸락눈 맞으며 산새가 되어 어느 하늘 산길 가는 너를 쫓으며 나는 그 누구의 눈물에도 고향 하늘에는 가 닿을 수 없었다 - 정호승의 시, 「너의 무덤 앞에서」- "가만히 있으라." 그리고 아무도 너희에게 가지 않았다. 2014. 5.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