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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3

다시 노무현을 떠올리는 새벽 새벽 2시 반. 내가 응원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머릿속으로 계산해보는 역전의 숫자는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아쉽다. 다른 사람들의 선택도 소중하다는 말은 백번 옳지만, 말처럼 쉽게 '쿨'해지지 않고 위로도 되지 않는다. 언젠가 부산 총선에서 낙선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말을 떠올려본다. "우리보다, 우리가 겪은 이런 거 보다 더 참담한 일들 많이 겪으면서들 살아요. 훨씬 더 참담한 일들을 다 겪고 또 일어서고···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은 시간이 약이에요. 시간만큼 확실한게 없어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민주주의가 생긴 이래로 어떻든 한 번의 판단은 잘못된 경우는 많아도 오십 년, 백 년, 이렇게 하면 대중의 판단이 크게 잘못된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승리만.. 2022. 3. 10.
노무현에서 이재명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1988년 초선 의원 시절 국회 본 회의와 2002년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 행한 연설은 내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그 연설엔 그가 평생을 일관되게 견지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그들 위에 군림하는 부정한 음모와 권위, 그리고 걸핏하면 '북'과 엮으려는 불온한 색깔론에 대한 패기만만한 도전과 정당한 분노가 들어 있었다.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에 다시 보아도 우리 사회를 향해 여전히 유효한 질타이기도 하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란 말도 그렇다. 김영삼의 이른바 '3당 합당'에 반대하고 자신의 길을 고집했던 그는 지역 분열주의를 극복하여 "서울에서 옳은 것은 부산에서도 옳고 부산에서 옳은 것은 광주에서도 옳은", "인물과 정책이 .. 2022. 3. 5.
봉하 마을 - 그의 2주기 지난 겨울 아내와 봉하마을을 다녀왔다. KTX 덕분에 서울에서 당일치기가 가능했다. 종착역인 진영역에서는 시내버스가 연결되었다. 마을 한쪽에 있는 그의 무덤에서 묵념을 하고 그가 마지막으로 세상을 바라본 뒷산에 올랐다. 그의 고향 들녘과 무덤이 겨울 햇살 속에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유난스레 맹위를 떨치던 한겨울 추위가 잠시 누그러진 날이었다. “나를 밟고 가라. 나는 노동, 복지에서 실패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대응을 잘못했다. 복지 정책도 좀 더 밀어붙여야 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가 자신의 시대에 대해 내린 냉철한 평가이자 우리에게 과제로 남겨진 그것들이 지난 몇 년간 어떤 모습으로 정리되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다. 딸아이는 아내와 나의 결혼기념일 선물.. 2013.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