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온다1 눈이 온다 아침부터 대설주의보 문자가 반복해서 뜨더니 오후부터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우성치듯 날리는 눈으로 삽시간에 창문이 자욱해졌다. "와 눈이다!" 아내와 소리쳤다. 첫눈엔, 특히 오늘처럼 함박눈일 땐 더욱 아이들처럼 되곤 한다. 어린 시절 초겨울에 접어들면 일삼아 첫눈을 기다렸다. 어느 날 저녁에 무심코 방문을 열었다가 마당에 하얗게 깔린 달빛을 첫눈으로 착각하여 소리를 지르는 통에 놀란 어른들의 지청구를 들은 적도 있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첫눈을 기다렸던 기억이 오래 남은 이유는 그 일이 내게 아름다움의 시원(始原) 같은 의미여서가 아닐까? "창 넓은 카페에 앉아서 따뜻한 커피나 마시면 좋겠네." "바다가 보이면 더 좋겠지." "산이나 벌판을 건너다 보이는 카페도 괜찮을 것 같은데." 눈을 바라보며 .. 2021. 12.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