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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2

화이트 대보름 밤 사이 눈이 왔다.화이트 대보름."나는 어렸을 적부터 설날보다 대보름이 좋더라."내가 신혼 초에 한 말을 잊지 않는 아내는 매년 보름날이면 여러가지 나물을 준비한다.다른 우리 전통 음식이 그렇듯 보름나물도 손이 많이 간다.말린 나물을 불리고 볶거나 무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젠 오히려 내가 아내에게 가짓수를 줄이라고 말한다. 올해는 이제까지 보름 중 가장 적은 가짓수의 나물을 만들었다. 가짓수는 줄었지만 양은 늘었다. 딸아이네와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내가 만든 것은 토란대볶음 뿐이다.어제저녁에 아내와 나 둘이서 먼저 먹었다.오늘 저녁엔 딸아이네와 함께 먹을 것이다.손자들은 나물이 맛이 없다고 왼고개를 저을 것이고 아내는 한두 젓가락을 더 권해볼 것이다.설득은 오래가지 않고 손자들을 .. 2025. 2. 12.
대보름 쇠기 지신밟기의 흥겨운 풍물 가락, 달집 태우기,연의 줄을 끊어 액운과 함께 날려보내기, 이웃마을과 돌싸움, 더위팔기, 아홉가지 나물을 아홉 번 먹기, 부럼 같은 다채로운 행사와 놀이, 이야기가 대보름이면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일은 못으로 깡통에 많은 구멍을 뚫어 불을 피워 돌리는 쥐불놀이였다. 일 년 중 유일하게 허락받은 보름 전날인 상자일(上子日) 저녁의 불장난. 이제 풍물은 아파트에서 사라졌고, 달집 태우기나 쥐불놀이는 텔레비전 뉴스에서나 만나게 된다.더위팔기는 시시해졌다. 아침에 잠에서 깬 손자친구 1호에게 내 더위를 팔 수 없어 이름을 부르고  '니 더위 나한테 줘라' 했더니 무슨 장난인가 싶어 멍한 표정을 짓는다. 내력을 설명해 줘도 별 재미없다는 무관심의 표정을 지었다. 설날에서 보.. 2024.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