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검사1 나의 삶을 떠받쳐 준 *클림트 「키스」(1907∼1908) 아내가 대장 내시경 검사 도중 조직검사를 받았다. 용종 몇 개라면 우리 나이에 흔해서 대수롭지 않지만 조직검사는 뭔가 심각한 상태를 상상하게 했다. 농담을 하고 산책을 하고 손자를 보는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 속으로 혹시나? 하는 불길함이 불쑥불쑥 찾아들었다. "조직검사 했다고 다 암인가? 나도 두 번이나 했잖아?" 나의 경험과 말로 묵직한 분위기가 말끔하게 가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 일 없을 것이라 자꾸 반복하는 것이 오히려 걱정을 강조하는 꼴이 될까 해서 가급적 다른 이야기를 했다. 영화를 보고 손흥민의 원더골도 봤다. 겉으로는 태연했어도 어쩔 수 없이 기도할 땐 더 절실한 마음이 되었다. 드디어 오늘! 의사와 마주 앉았다. 긴장하는 순간, '조직검사 결과 .. 2020. 12.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