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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2

여기도 꾸짖어 주시라 언제부터인가 나는 사람들과 만나는 약속을 할 때 빼먹지 않고 한 가지 단서를 붙인다. '만약 손자저하를 보러 가야 할 사정이 생기면 이 약속은 급작스레 취소될 수 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저하를 보러 가야 할 사정'은 대략 딸아이나 사위가 회사일이 바쁘거나 출장이 잡힐 때, 아니면 저하들이 갑자기 아플 때이다. 어른들의 회사일이야 대부분 예정되어 있어 돌발적인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저하들이 아픈 것은 대개 느닷없이 찾아온다. 게다가 두 저하들은 누구 하나가 아프면 릴레이를 하듯 돌아가며 아프곤 한다. 작년 가을에도 그러더니 이번 연말연시에도 2호가 먼저 열이 나고 가라앉는가 싶더니 뒤이어 1호가 독감을 심하게 앓고 있는 중이다. 워낙 에너지가 넘치는 저하인지라 웬만한 고열에는 끄떡없이 활기차게.. 2024. 1. 5.
독감 릴레이 독감이 극성이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감염률이 더 높다고 한다. 손자 2호에 이어 1호가 독감을 앓아 두 번이나 글램핑을 못하게 하더니 이번에는 딸아이가 독감 판정을 받았다. 형태가 다른 독감은 상호 면역력이 없다고 해서 지난 코로나 사태 때처럼 아내와 내가 딸아이네로 가고 딸아이가 혼자 우리 집으로 왔다. 자식이 아플 땐 그 곁을 '먼동이 하얗도록' 지키고 정작 자신이 아플 땐 자식들을 위해 기꺼이 홀로 격리 생활을 감수하는 것이 부모 된 자의 본능이자 도리인가 보다. 오후 눈이 내리다 멎더니 벽 속에서 옆집 아기가 저녁부터 기침을 시작했다 조금도 쉬지 않고 콜록콜록 두 다리와 가슴, 배가 흔들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공중으로 쉴새없이 올라갔다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렇게 새벽녘까지 감기가 아기를 보채더.. 2023.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