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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산2

지난 국토여행기 34 - 은빛 억새를 찾아서 모든 계절은 역동적이다. 새로운 계절은 거대한 해일이나 태풍처럼 강산을 뒤덮으며 숨 가쁘게 밀려온다. 늘 그 자리에 있는 요지부동의 산도 그 속에서는 매 순간마다 자신이 품고 키우는 온갖 생명들의 싱싱한 숨소리와 계절에 따른 현란한 탈바꿈의 몸짓으로 가득하다. 이제 가을이다. 한 해의 성장과 결실을 마무리 지으며 겨울의 칼바람을 견디기 위한 준비로 부산한 계절은 또 다시 극적인 감동의 모습을 우리에게 드러낸다. 가을이 오면 주말마다 바쁘게 지낼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단풍이 완연해지기 전에 가을바람에 출렁이는 은빛 억새를 눈과 가슴에 담아두고 싶어서이다. 가을이 깊어 누렇게 퇴색한 억새의 모습도 장관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억새의 모습은 줄기에 아직 푸른빛이 남아 있는 가운데 흰 꽃이 피어나는 순간이다. .. 2013. 2. 26.
은빛 억새가 있는 산행2 - 명성산 2. 경기 포천 명성산 (鳴聲山). 한자 이름이 울 ‘명’(鳴)과 소리 ‘성’(聲)이니 우리 말로는 울음산이 되겠다. 왕건에게 쫓긴 궁예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크게 울었다는 이야기와 신라의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 망국의 슬픔으로 이곳에서 통곡을 하였다는 이야기가 명성산이라 이름 지어진 내력으로 전해 온다. 산정호수 옆의 주차장에서 바라본 명성산은 바위 봉우리가 우뚝하여 산세가 험준해 보였다. 그러나 비선폭포와 등룡폭포를 거쳐 오르는 통상적인 산행길은 뜻밖에도 평이했다. 아내는 오서산에서와는 달리 경쾌한 발걸음으로 내달았다. 1시간쯤 올랐을까? 어느 순간 아내는 발길을 멈추며 탄성을 질렀다. “와아!... ” 뒤따라오던 다른 등산객들도 마찬가지였다. 눈앞에 흰 억새꽃 무리가 아득하게 펼쳐져 있.. 2012.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