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계장터1 신경림 시인 별세 그가 떠났단다. 향년 88세.평이한 언어로 고통 받는 민중들의 삶과 애환을 따사롭게 감싸주었던 그의 시들은 젊은 시절 이래 기억에 진하게 남아있다. 그의 시와 만난 첫 기억을 나는 오래전 글에서 이렇게 쓴 적이 있다.=============================70년대 어느 날, 지금은 없어진 종로의 한 책방에서 시집을 뒤적거리다가 나는 놀라운 시를 읽게 되었다. 그것은 이제까지 내가 생각해 온 시에 대한 통념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는 충격이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경험이었다. 그때까지 내게 있어 시는 고등학교 자습서에 나오는, 지루한 해설이 붙어야만 비로소 이해가 되는 골치 아픈 '무엇'일뿐이었다. 늘 알듯 모를 듯한 수수께끼 같은 단어들 사이에서 주제어를 찾아야 했고, 음률과 색조에 느낌까지도.. 2024. 5.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