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 온다1 봄눈 밤 사이 눈이 많이 내렸다. 아침에 손자저하들과 창밖 풍경을 내다보았다. "나무가 하얗네." 저하2호가 말했다. 봄기운에 눈이 서둘러 사라질까 염려되어 핸드폰에 몇 장 담아 보았다. 나무가 눈을 뜨면 저 눈은 자취도 없을 것이다. 나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눈. 자기를 깨운 것이 봄바람이거나 봄비거나 봄볕인 줄 알겠지. 나를 깨운 것은 내가 막 눈을 뜬 순간 내 앞에 있는 바로 그가 아닐지도 몰라. 오, 내가 눈을 뜨기도 전에 나를 바라보다 사라진 이여 이중으로 물거품이 된 알지 못할 것들이여. - 황인숙, 「봄눈 온다」- 저하1호의 등굣길을 함께 하고 오자, 뒤이어 2호가 등원 준비를 하고 있다. 2호는 요즈음 갑자기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린이집 등하원 길에 몇 번씩 반복해서 이야기.. 2024. 2.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