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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묵집2

내가 읽은 쉬운 시 129 - 안도현의「건진국수」 *위 사진 : "봉화묵집"의 건진국수 *위 사진 : "안동국시"의 건진국수 이십여 년 전 아내와 어린 딸과 함께 안동 여행을 갔다가 건진국수를 처음 먹었다. 건진국시는 이름대로 칼국수처럼 얇은 국수가락을 만들어서 삶은 다음, 찬물에 헹궈 건져내고 미리 만들어 식힌 육수에 말아내는 안동 지방의 전통 음식이다. 아내는 그다지 특별하게 기억에 남을 만큼의 맛은 아니었다고 했지만 나는 더운 여름에 시원한 육수에 잠긴 칼국수처럼 썬 수제 국수발의 맛이 인상적이었다. 입안에서 툭툭 끊어지는 특이한 식감은 국수 반죽에 콩가루를 넣어서라고 했다. 그런데 그 여행 이후로 건진국수를 먹을 기회가 없었다. 안동여행도 여러번 갔지만 더 이상 건진국수를 파는 곳을 만나기 힘들었다. 일반 칼국수에 비해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일 것.. 2019. 8. 1.
발밤발밤45 - 정릉의 겨울숲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니 정릉을 모르지 않지만 직접 정릉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선 건 처음이다. 가는 길이 제법 복잡했다. 먼저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6번 출구를 나서면 아리랑 영화의 거리"가 이어진다. 1926년 일제강점기 조선 민중들의 비극적의 현실과 정서를 드러낸 영화 "아리랑"의 각본을 쓰고 감독과 주연까지 맡았던 춘사 나운규를 기념하기 위한 거리라고 한다. 영화 제목과 개봉일이 새겨진 보도를 밟으며 걸어가니 언덕길 정상 아리랑씨네센터 앞에 나운규 기념비가 서 있다. 계속 언덕길을 내려가면 왼편으로 아리랑골목시장이 있고. 시장을 통과하면 그 끝자락에 봉화묵집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할머니 한분이 차분하고 정감있는 목소리로 맞아 주신다. 주방에도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 두 분이서 식당을 .. 2019.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