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에 대하여1 부재에 대하여 아내와 결혼한 이래 가장 오래 떨어져 지낸다. 중간에 잠깐 본 적이 있지만 어언 6개월 가까이 접어든다. 혼자 있는 시간은 오래될수록 익숙해지기는커녕 점점 어색해져갈 뿐이다. 아내와 있으면 작아만 보이던 우리 아파트가 혼자 있으니 휑하니 무척 커보인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방까지 가는 길이 멀다. 주말이면 아내와 이곳저곳으로 바쁘게 다니느라 늘 미끈하게 지나가는 시간이 아쉬웠다. 그러나 이젠 하루가 서른시간이라도 되는 양, 흔해서 주체하기 힘들다. 시간이 꾸역꾸역 다가오고 지나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는다. 새로운 풍경을 대할 때마다 아내를 세우고 찍은 사진들이 자주 사진기의 저장용량을 넘어 부지런히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는데, 아내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은 한번도 옮길 필요가 없었다. 잠이 오지.. 2014. 10.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