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망기1 내가 읽은 쉬운 시 62 - 정희성의「불망기(不忘記)」 삼일절. '세 번도 더 부정'하고픈 해묵은 현실 속에 우리들의 꿈은 여전히 '압핀에 꽂혀'있다. 내일엔 또 다른 내일의 파도가 오겠지만 오늘 우리가 할 일은 외치는 일이다. 만세! 만세! 만세! 내 조국은 식민지 일찍이 이방인이 지배하던 땅에 태어나 지금은 옛 전우가 다스리는 나라 나는 주인이 아니다 어쩌다 아비가 물려준 남루와 목숨뿐 나의 잠은 불편하다 나는 안다 우리들 잠 속의 포르말린 냄새를 잠들 수 없는 내 친구들의 죽음을 죽음 속의 꿈을 그런데 꿈에는 압핀이 꽂혀 있다 그렇다, 조국은 우리에게 노예를 가르쳤다 꿈의 노예를, 나는 안다 이 엄청난 신화를 뼈가 배반한 살, 살이 배반한 뼈를 뼈와 살 사이 이질적인 꿈 꿈의 전쟁, 그런데 우리는 갇혀 있다 신화와 현실의 어중간 포르말린 냄새나는 꿈속 .. 2017. 3.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