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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3

브런치 수업 여행을 하면서 '내가 정말 여행을 왔구나' 하는 실감을 할 때가 있다. 공항 라운지에 앉아 있거나 출국 (입국)심사대를 통과했을 때 , 혹은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공중으로 솟아오를 때나 목적지 공항에 도착했을 때 등등. 느끼는 시점은 사람마다 다르다. 각 나라의 공항엔 그 나라 특유의 냄새가 있다는 말에 나는 동의한다. 냄새라고 했지만 그것은 후각만이 아니라 온몸의 감각이 총체적으로 감지하는 '무엇'이다. 실재하는 냄새라기보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반응내지는 교감이라는 말이 적절하겠다. 그런 색다른 냄새가 사방에서 감지될 때 사람들은 '순간 이동'의 마술을 짜릿하게 느끼곤 하는 것이다. 호텔에 체크인하고 '방을 안내 받아 깔끔하게 정리된 순백의 시트 위에 누워'야 여행을 실감한다는 사람도 있다. 방에 들자마.. 2021. 5. 3.
브런치 브런치(BRUNCH)는 아침(BREAKFAST)과 점심(LUNCH)의 합성어다. 규범 표기는 아니지만 우리말로는 '아점'(아침 겸 점심)쯤 되겠다. 요즈음이야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일상 용어가 되었지만,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하던 옛날 농경 사회나 잔업, 철야, 특근으로 '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 미싱은 잘도' 돌던 경제 개발 시기에는 결코 생활 속에 들어올 수 없는 단어이고 먼 서양의 문화였을 뿐이다. 아침과 점심 사이에 아점은 없고, 대신에 새참만 있었을 것이다. 직장에 다닐 때 브런치는 주말 아침에야 유효한 단어였다. 한껏 자고나서도 느릿느릿 게으름을 피우다 산책을 나가 가까운 카페에서 아내와 커피와 음식 - 프랜치 토스트, 에그 베네딕트,.. 2021. 4. 29.
브런치 그리고 샌디에고 8년 가까운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지 만 일년이 되었다. 원래 나고 자란 곳으로의 귀환이고 거기에 열두달이나 지났으니 한국의 환경과 생활이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출근길의 교통 혼잡과 미국과는 달리 '시어머니'들이 많은 복잡 구조의 직장, 퇴근길의 지글거리는 삼겹살과 소주 등등에도 이젠 익숙해졌다. 더불어 샌디에고의 기억은 이제 아득한 옛날처럼 일상에서 멀게 느껴진다. '내가 거기서 살았던 적이 있기나 한 것일까?' 그곳 지인들이 연락을 해올 때를 제외하곤 샌디에고를 생각하지 않고 지내는 날들이 많아진다. 그러나 아직 완벽하진 못하다. '샌디에고'는 여저저기서 가끔씩 튀어나온다. 맑고 푸른 하늘을 '샌디에고 하늘 같다'고 표현한다던가 요즈음처럼 일교차가 큰 날씨를 두고 '샌디에고 날씨네' 한다던.. 2015.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