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히트3 둘째 손자의 속 깊은(?) 잔꾀 첫째 손자저하는 바쁘다.하교해서 집에도 안 들어오고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다가 곧바로 학원에 다녀온다.그리고나선 또다시 이웃 친구들을 불러내서 잠시 놀다가 태권도를 배우러 간다. 다시 돌아와선 저녁을 먹고 지치지도 않고 좋아하는 축구를 하러 간다.저하의 친구들 사정도 비슷하다. 짧은 틈새를 이용해 집중해서 노는 것이다.자식을 키우는 부모들도 자라는 아이들도 힘든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나는 하굣길 마중과 학원 배웅길에 얼굴을 본다.놀이터에서는 나 혼자서 일방적으로 지켜볼 뿐이고."이런! 손자 보러 왔는데 얼굴도 제대로 못 보네."그렇게 말하면 걷다가도 고개를 내 쪽으로 휙 돌려 힐끗 눈을 마주치곤 웃는다."이제 봤으니깐 됐지요?" 둘째저하의 목욕을 시키는 건 즐거운 놀이였다.그런데 얼마 전부터 나와 목욕.. 2024. 12. 13. 대국민담화가 끝나고 역시 그랬다. 결코 기대가 없었으면서도 예상한 대로여서 실망은 컸다.아니다 실망조차 아까웠다.정말이지 "그만!!!!!!!!!"1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ㅡ 그런데 나와서 어디로 가지?그래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아무튼 어딘가로 가기는 가겠지?경찰이 건물에서 줄줄이 나온다ㅡ 그런데 나와서 어디로 가지?그래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아무튼 어딘가로 가기는 가겠지!2보라 거대한 무리가 행진하고 있다ㅡ 그런데 어디로 행진하지?그래 어디로 행진하는 거지?아마 어딘가로 행진하기는 하겠지!지금 국회 주위를 돌고 있다ㅡ 그런데 돌아서 어디로?그래 돌아서 어디로?아마 돌아서 어딘가로는!3갑자기 국가의 권력이 멈춘다뭔가 나란히 서 있다ㅡ 무엇이지 그곳에 나란히 서 있는 것이?글쎄 뭔가 나란히 서 있기는 서 있다그.. 2024. 11. 8. 내가 읽은 쉬운 시 46 - B. 브레히트의 시「아이들의 기도」 두 번째 4월 16일. 광화문 세월호 광장.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 머릿수 하나를 보탰다. 이런저런 상황이 여의치 않았는데 딸아이가 등을 떠밀었다. 두 가족의 대표로 다녀오라고. 기억해야지 않겠느냐고. 밤이 깊어가고, 빗줄기는 굵어지고, 바람은 불고, 그래도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은 저마다 2년 동안 반복해온 질문을 다시 모으고 있었다. "도대체 왜?" 집이 불타지 않게 해주세요 폭격기가 뭔지 모르게 해주세요 밤에는 잘 수 있게 해주세요 삶이 형벌이 아니게 해주세요 엄마들이 울지 않게 해주세요 아무도 누군가를 죽이지 않게 해주세요 누구나 뭔가를 완성시키게 해주세요 그럼 누군가를 믿을 수 있겠죠 젊은 사람들이 뭔가를 이루게 해주세요 늙은 사람들도 그렇게 하게 해주세요 2016. 4.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