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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46 - B. 브레히트의 시「아이들의 기도」

by 장돌뱅이. 2016. 4. 17.

두 번째 4월 16일.
광화문 세월호 광장.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
머릿수 하나를 보탰다.

이런저런 상황이 여의치 않았는데
딸아이가 등을 떠밀었다.
두 가족의 대표로 다녀오라고.
기억해야지 않겠느냐고.

밤이 깊어가고,
빗줄기는 굵어지고,
바람은 불고,
그래도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은
저마다 2년 동안 반복해온 질문을
다시 모으고 있었다.

"도대체 왜?"


   집이 불타지 않게 해주세요
   폭격기가 뭔지 모르게 해주세요
   밤에는 잘 수 있게 해주세요
   삶이 형벌이 아니게 해주세요
   엄마들이 울지 않게 해주세요
   아무도 누군가를 죽이지 않게 해주세요
   누구나 뭔가를 완성시키게 해주세요
   그럼 누군가를 믿을 수 있겠죠
   젊은 사람들이 뭔가를 이루게 해주세요
   늙은 사람들도 그렇게 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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