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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43 - 윤동주의「자화상」

by 장돌뱅이. 2016. 2. 28.




윤동주와 송몽규를 그린 영화 "동주"를 보았다.
둘 다 1917년 북간도에서 태어나 1945년 후쿠오카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스물아홉이란 젊은 나이가 새삼 가슴을 저며온다.

극장문을 나서며 문득 생각이나 '다카키마사오(高木正雄)'의 출생연도를 찾아보았다.
영화 주인공들과 같은 1917년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일제에 의해 죽임을 당하던 시간
잘 알려져있다시피 '다카키마사오'는 만주군의 장교였다.

윤동주가 남긴 맑은 서정의 '우물'에 비추이는
우리와 시대의 '자화상'을 정직하게 바라보자.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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