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혁명1 너무도 자명하기에 층층의 바위 절벽이십리 해안을 돌아나가고칠산바다 파도쳐 일렁이는채석강 너럭바위 위에서칠십육년 전 이곳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던해산 전수용을 생각한다산낙지 한마리에 소주를 비우며생사로서 있고 없는 것도 아니요성패로써 더하고 덜하는 것도 아니라던당신의 자명했던 의리와여기를 떠난 몇 달 후꽃잎으로 스러진당신의 단호했던 목숨을 생각한다너무도 자명했기에 더욱 단호했던당신의 싸움은망해버린 국가에 대한 만가였던가아니면 미래의 나라에 대한 예언이었던가예언으로 가는 길은 문득 끊겨험한 절벽을 이루고당신의 의리도 결국 바닷속에깊숙이 잠기고 말았던가납탄과 천보총 몇 자루에 의지해이곳 저곳 끈질긴 게릴라로 떠돌다가우연히 뱃길로 들른 당신의 의병 부대가 잠시 그 아름다움에 취했던비단 무늬 채석강 바위 위에서웅얼거리는 거친 파도 .. 2025. 3.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