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갓집에는 신발들이 많아1 내가 읽은 쉬운 시 72 - 이재무의「상갓집에는 신발들이 많다」 *위 사진은 2012년 미국 LA에서 찍은 장례식 모습이다. 갑작스런 대학 친구의 부음. 부모님 대의 문상과는 다른 분위기. 친구의 단정한 영정을 둘러싼 화사한 꽃 단장은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황망함이 먼저였고 살얼음 같은 애잔함과 얼마간의 두려움이 뒤를 이었다. 친구들은 여기저기서 놀란 눈을 닫지 않은 채 속속 모여 들었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춰 술잔과 망자와의 추억과 문득 가까이 온 듯한 죽음에 대해 두서없는 이야기 나누었다. 불멸의 우주는 그 안에 존재하는 숱한 존재들의 필멸로 이루어진다는 한 때 명료한 아침 종소리 같던 그 말은 별 위로도 되지 않았고 그럴 듯하지도 않았다. 상갓집에는 신발들이 많다 경향 각처에서 꾸역꾸역 모여든 문수 다른 이력들 갖가지 체위로 엇섞여 팔베개하고 있거나 후배위.. 2017. 10.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