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 쾌차하세요.1 기도하고 인내하고 용산에 있는 당고개 순교 성지 성당에서 수녀님을 만났다. 아내와 나를 천주교로 이끌어주신 스승님이시다.종교를 가지게 된 것은 7년여의 미국 생활을 하는 동안 가장 큰 변화였다. 그 이전까지 절대자의 섭리와 현존을 이해하려거나 감지하려는 신앙적 의지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성경을 읽었지만 그것은 그저 고전으로 혹은 영어 공부의 일환으로 읽었을 뿐이다.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주시옵소서'라는 기복(祈福)적인 기도가 아니라 세상의 불합리한 제도와 법과 권력을 없애는 현실적 실천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인간은 신의 피조물이 아니고 신이야 말로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허구라고 생각하기도 했다.어느 날부터인가 시나브로 '나는 왜 지금 여기에 있는 걸까?', '나는 어쩌다 이 먼 미국까지 오게 .. 2023. 9.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