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터너1 내 별명은 '버어마' 1971년 5월 '제1회 박정희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 일명 '박스컵(Park's Cup) 결승전이 열렸다.상대는 당시 아시아 최강 중의 하나인 버어마였다.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이었다. 내가 그걸 기억하는 건 그때가 중간고사 시험 중이었기 때문이다. 집에서는 축구를 볼 수 없어 시험공부를 핑계로 친구집으로 가서 보았다.축구광이었던 나는 부모가 집을 비운다는 친구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우리는 공부는 뒷전으로 제쳐두고 흑백텔레비전의 화면 속에 눈을 고정한 채 슛이 빗나갈 때마다 안타까운 소리를 질러대곤 했다.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고 며칠 뒤 재경기에서도 무승부여서 결국 공동 우승으로 끝났다.그 뒤로도 몇 번 버어마는 우리와 맞붙었고 자주 우리가 졌다. 얼굴이 검은 탓에 초등학교 내내 나의 별명.. 2023. 12.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