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2 2024년 10월 푸껫 3 동남아 여행에선 자주 쌀국수로 아침을 시작한다.쌀국수 하면 베트남 쌀국수 '퍼(PHO)'가 알려져 있지만 나는 30여 년 전 태국 쌀국수로 광활한(?) 쌀국수의 세계에 입문을 했다. 그래서 나는 누가 쌀국수를 말할 때 방콕 스쿰윗 거리의 뒷골목에 있던 노점상을 떠올린다. 첫 기억은 그런 것이다. 숙소 식당에선 보통 매일 다른 종류의 국수를 낸다. 오늘은 돼지 내장 국수였다. 직원이 국수를 토렴하고 기본 내용물을 넣어주면 그 앞에 준비되어 있는 생선액젓, 설탕, 고춧가루, 맛간장 등의 양념을 각자 취향에 따라 추가하면 된다. 태국 쌀국수는 베트남 식에 비해 양이 작아 서너 번 젓가락 질로 끝나기 때문에 아침 식사로 제격이다. 아내는 돼지내장이라는 말에 고개를 젓는다. 평상시에 뷔페식당을 좋아하지 않지.. 2024. 10. 25. 감은사 터에 흐른 시간 경주에 가면 늘 감은사( 感恩寺) 터를 빼놓지 않는다. 바닷가 가까운 야트막한 언덕의 폐사지엔 커다란 3층 석탑 2기만 남아 있다. 석탑은 가까이 다가설수록 육중해지고 우뚝해진다. 천년이 넘는 시간을 견뎌온 굳건함과 폐사지를 쓰다듬는 자상함의 농도가 언덕을 올라가면서 점점 진하게 몸을 감싼다. 동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그곳에 앉아 탑을 바라보거나 탑돌이를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다. 그 느낌이 좋아 경주에서 가까운 울산에 살 때, 그리고 울산을 떠나온 후에도 감은사 터에 여러 번 갔다. 어린 딸아이와 함께 가고, 아내와 둘이서도 갔다. 지금 딸아이네 가족이 경주를 여행 중이다. 딸아이는 아이들을 감은사 터에 데리고 가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라고 소개해 주었다고 한다. 그리.. 2023. 9.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