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가면 늘 감은사( 感恩寺) 터를 빼놓지 않는다.
바닷가 가까운 야트막한 언덕의 폐사지엔 커다란 3층 석탑 2기만 남아 있다.
석탑은 가까이 다가설수록 육중해지고 우뚝해진다. 천년이 넘는 시간을 견뎌온 굳건함과 폐사지를 쓰다듬는 자상함의 농도가 언덕을 올라가면서 점점 진하게 몸을 감싼다. 동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그곳에 앉아 탑을 바라보거나 탑돌이를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다. 그 느낌이 좋아 경주에서 가까운 울산에 살 때, 그리고 울산을 떠나온 후에도 감은사 터에 여러 번 갔다.
어린 딸아이와 함께 가고, 아내와 둘이서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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