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저하와 프로농구 SK나이츠의 잠실 홈 개막전을 보러갔다.
농구 경기는 실로 오래간만이다. 아내와 미국에서 코비브라이언트가 뛰던 LA레이커즈의 경기를 보러간 이후 처음이니 10년이 넘은 모양이다.
*이전 글 : 2008년 3월
십년의 세월은 강산도 바꾼다 했다. 그 사이 손자가 태어나고, 그 손자와 농구경기를 보러가니 새삼스레 세월의 만드는 신비한 마술이 실감난다.
경기장에 가기 전 집에서 유튜브로 손자저하에게 농구 규칙을 알려주었다. 복잡한 규칙을 다 알려고 하지 말고 한 팀이 5명, 득점은 1점과 2점과 반원 밖에서 던졌을 때 3점이 있으며, 축구와 달리 선수를 여러번 교체할 수 있지만 5번 반칙을 한 선수는 다시 경기장에 들어설 수 없다는 것만 기억하라고 했다.
모든 공연이 그렇듯이 '직관'은 텔레비젼 중계 화면으로는 담을 수 없는 현장감이 강렬하다.
관중들의 함성과 선수들의 기민한 움직임, 박진감, 고함, 거친 숨소리. 미세한 근육의 도드라짐까지.
거기에 응원단의 신명나는 춤과 율동도 전혀 다른 느낌이다.
한때 요리사가 꿈이었다가 축구를 배우면서는 축구 선수로 바꾸고 스케이트를 배우면서는 스케이트 선수가 되겠다고 하고, 지금은 다시 축구선수가 꿈인 손자저하가 다음 번엔 농구선수가 꿈이라고 하는 건 아니지 모르겠다.
큰 목소리로 응원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저하는 바로 축구공을 들고 나가잔다.
일부러 여기저기 공을 차대는 저하의 공을 받아주다 보니 쉽게 지친다.
쉬어가며 하자고 애원을 해보지만 저하는 요지부동이다.
손자는 자라고 나는 늙는다. 당연한 사실이 마술처럼 다가온다.
소중한 것은 뒷편에 있다는 말을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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