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법2 한 술만 더 먹어보자 1 음식은 재료와 영양, 칼로리와 맛이라는 독자성에 음식을 사이에 둔 관계의 정서가 더해지며 완성된다. 몸과 마음에 동시에 작용하는 것이다. 일테면, 이런 것이다. "괜찮아, 한술만 떠봐.""그렇지, 잘했어. 옳지.""한 술만 더 먹어보자."구부정한 모습으로 상을 들고 방으로 들어오며 이렇게 말해 주는 한 사람, 그런 한 사람이 떠오른다면 우리는 또 살 수 있습니다. 그런 한 사람만 곁에 있다면···언젠가 아플 때드라마에서처럼, 아니면 영화에서처럼, 저렇게 나에게 밥을 떠먹인 일이 있습니다.내가 나에게 그래 준다면, 그렇게 말해 줄 수 있다면 사람은 삽니다.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김제동, 『내 말이 그 말이에요』 중에서 -나는 대개 아내와 둘이서, 혹은 손자저하네와 함께 먹기 위해서 음식을 만든다.그럴.. 2024. 6. 23. 2020년 6월의 식탁 어떤 밥을 어떻게 먹느냐는 어떤 생을 어떻게 영위하고 있는가와 같다. 밥이 재화의 굴레에 갇히고 함께 둘러앉는 밥상머리의 온기에서 멀어질 때 생은 유효기간에 임박한 편의점 도시락을 허겁지겁 삼키는 행위처럼 위태로워진다. 텔레비젼과 인터넷 속에 밥의 정보는 넘치지만 그 넘침을 반성의 눈으로 돌아보게 되는 이유다. 6월에도 3대가 함께 하는 일요일 저녁식사를 가졌다. 코로나로 시작된 우리 가족의 이 의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 재료를 사고 가다듬어 음식을 만드는, 식기에 담아 밥상 위에 올리는, 그리고 마침내 먹는 일까지, 소박한 매 과정마다 흥겨운 수다와 싱싱한 기운이 맑은 샘물처럼 흘러나온다. '멸치똥 같은 날들이어도 유순한 눈빛으로 한 벌의 수저처럼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하자는 시인의 말.. 2020. 7.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