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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3

어'른'이날 손자 저하들이 다녀갔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중간 어디쯤에 있는 어'른'이날(?) 덕분이다.놀이동산을 포기하고 축구를 선택할 정도로 축구에 진심인 손자1호는 손흥민의 토트넘 경기를 보며 골을 허용한 수비진의 엉성한(?) 플레이를 불만스럽게 지적했다. 나는 장차 저하가 헛발질을 해도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했으면 하는 바람을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며 그런 저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2호는 늘 그렇듯 소방차에 진심이다. 가방에 장난감을 가득 챙겨 왔다.나는 불이 났다고 전화를 하고 구하러 출동을 한 소방차 로리에게 구함을 당하는 연기에 충실하면 된다.한 달 전 함께 했던 태국여행 영상을 보는 일도 즐거웠다.음식을 나누고 틈만 나면 끌어안고 뒹굴고 달리며 놀았다.아랫층에 층간소음에 사전 양해를 구했고 너그러운 .. 2024. 5. 7.
어린이어버이날 엄만 내가 왜 좋아? 그냥 ······. 넌 왜 엄마가 좋아? ㅡ그냥 ······. - 문삼석, 「그냥」 - 손자 친구들이 다녀갔다. 친구들이 앉았던 식탁과 친구들이 놀았던 흔적이 널린 거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적막이 남았다. 아내와 한참을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냥 좋았다. 2023. 5. 9.
부처님 오신 어버이날 목어(木魚)를 두드리다 졸음에 겨워 고오운 상좌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서역 만리(西域萬里) 길 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 - 조지훈, 「고사(古寺) 1」 - 어제는 부처님 오신 날과 어버이날. 편안한 글을 읽고 싶었다. 오래전 즐거웠던 날들의 태국 여행 같은. 그리고 결혼해 지방으로 내려가 살며 어버이날에는 전화만 드리다가 막상 서울로 이사를 오니 쓰러지셔서 끝내 먼길을 떠나신 어머니를 떠올렸다. '눈부신 노을 아래 지는 모란 같은' 세상의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면서. 2022.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