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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부처님 오신 어버이날

by 장돌뱅이. 2022. 5. 9.

태국 방콕 반얀트리 호텔에서


목어(木魚)를 두드리다
졸음에 겨워

고오운 상좌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서역 만리(西域萬里) 길

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

- 조지훈, 「고사(古寺) 1」 -


어제는 부처님 오신 날과 어버이날.
편안한 글을 읽고 싶었다.
오래전 즐거웠던 날들의 태국 여행 같은.

그리고 결혼해 지방으로 내려가 살며 어버이날에는 전화만 드리다가
막상 서울로 이사를 오니 쓰러지셔서 끝내 먼길을 떠나신 어머니를 떠올렸다.
'눈부신 노을 아래 지는 모란 같은'  세상의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면서.

신학철의 그림, 「시골길」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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